급여명세서를 열면 세금 말고도 낯선 항목들이 줄줄이 빠져나갑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 고용보험 — 흔히 4대보험이라 부르는 사회보험료입니다. 합치면 월급의 10% 가까이 되는 큰 금액인데, 정작 각각이 무엇을 보장하고 왜 그 금액인지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죠. 2026년 기준으로 항목별 요율과 계산 방식을 정리했습니다.
4대보험은 각각 무엇을 보장하나
4대보험은 국가가 운영하는 의무가입 사회보험입니다. 민간 보험처럼 "가입 여부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요건에 해당하면 자동으로 가입되는 제도예요.
- 국민연금 — 노후 소득 보장. 최소 가입기간(10년)을 채우면 노령연금을 받고, 장애·사망 시에는 장애연금·유족연금으로 이어집니다.
- 건강보험 — 병원·약국 진료비 보장. 본인부담상한제, 산정특례 등도 여기에 연결됩니다.
- 장기요양보험 — 고령·노인성 질병으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요양서비스를 제공. 건강보험과 함께 걷습니다.
- 고용보험 —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직업훈련 지원 등. 실직했을 때 가장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보험입니다.
- 산재보험 — 업무상 재해·질병 보상. 전액 사업주가 부담해서 급여명세서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엄연히 4대보험의 하나입니다.
2026년 요율표 — 근로자와 사업주 부담
아래는 2026년 기준 요율입니다. 국민연금·건강보험·장기요양은 노사가 정확히 절반씩 부담하고, 고용보험은 실업급여 부분만 반씩 나누고 사업주가 추가 부담분을 더 냅니다.
| 항목 | 근로자 | 사업주 | 합계 |
|---|---|---|---|
| 국민연금 | 4.75% | 4.75% | 9.5% |
| 건강보험 | 3.595% | 3.595% | 7.19% |
| 장기요양 | 건보료의 13.14% | 건보료의 13.14% | 소득의 0.9448% |
| 고용보험(실업급여) | 0.9% | 0.9% | 1.8% |
|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 없음 | 0.25 ~ 0.85% | 규모별 차등 |
| 산재보험 | 없음 | 업종별(평균 1.47%) | 업종별 |
2026년의 가장 큰 변화는 국민연금입니다. 1998년부터 9%였던 보험료율이 2025년 연금개혁으로 2026년부터 매년 0.5%p씩 8년간 올라 2033년 13%에 도달합니다. 2026년은 첫해라 9.5%(노사 각 4.75%)가 적용돼요. 소득대체율도 41.5%에서 43%로 함께 올랐습니다.
건강보험료율은 2025년 7.09%에서 2026년 7.19%로 0.1%p 인상됐고, 장기요양보험료율은 소득 대비 0.9448%(건강보험료 대비 13.14%)로 정해졌습니다. 고용보험 중 실업급여 부담분은 2022년 7월 이후 0.9%로 동결 상태이고, 2026년 평균 산재보험료율은 전년과 같은 수준인 1.47%로 유지됐습니다.
월급 350만원이면 항목별로 얼마인가
과세대상 보수월액이 350만원인 근로자를 예로 들어 계산해볼게요. 회사 규모는 150인 미만, 산재보험료율은 평균값(1.47%)을 가정했습니다.
| 항목 | 근로자 | 사업주 |
|---|---|---|
| 국민연금 | 166,250원 | 166,250원 |
| 건강보험 | 125,825원 | 125,825원 |
| 장기요양 | 16,530원 | 16,530원 |
| 고용보험 | 31,500원 | 40,250원 |
| 산재보험 | 0원 | 51,450원 |
| 합계 | 약 340,100원 | 약 400,300원 |
근로자 부담은 보수의 약 9.7%입니다. 여기에 소득세와 지방소득세가 더 붙으니, 세전 350만원인 사람의 실수령이 300만원 초반에 머무는 이유가 설명되죠. 노사 합계로 보면 월 74만원 남짓이 사회보험료로 납부됩니다.
실제 고지 금액은 원 단위 절사 방식과 산재 업종요율, 출퇴근재해·임금채권부담금 같은 부가 부담금 때문에 위 계산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내는 돈은 내 부담보다 크다
위 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사업주 부담이 근로자 부담보다 크다는 점입니다. 국민연금·건강보험·장기요양은 반반이지만, 고용보험에서 사업주는 실업급여 0.9% 외에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 보험료를 규모별로 0.25%(150인 미만)에서 0.85%(1,000인 이상)까지 추가로 냅니다. 여기에 산재보험이 전액 사업주 부담으로 얹히죠.
그래서 회사 입장에서 인건비는 "연봉"이 아니라 "연봉 + 사업주 부담 사회보험료 + 퇴직급여 적립"입니다. 연봉 협상 때 회사가 "총 인건비"를 언급하는 배경이기도 해요. 이 구조는 연봉 협상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상한과 하한 — 소득이 높아도 무한정 늘지 않아요
보험료가 소득에 계속 비례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항목별로 상·하한 장치가 다릅니다.
- 국민연금 — 기준소득월액에 상·하한이 있고 매년 7월에 조정됩니다. 2026년 7월 1일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는 하한 41만원, 상한 659만원입니다(직전 기간은 40만원 / 637만원). 즉 월 소득이 659만원을 넘어도 국민연금은 659만원 기준까지만 부과돼요. 근거는 국민연금공단 연금보험료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건강보험 — 월별 보험료액의 상한과 하한이 보건복지부 고시로 정해집니다. 2026년 직장가입자 보수월액보험료 상한액은 노사 합산 월 9,183,480원(2025년 9,008,340원)으로, 근로자 부담은 그 절반입니다. 상한이 매우 높아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사실상 소득 비례로 계속 늘어납니다. 최신 고시액은 월별 건강보험료액의 상한과 하한에 관한 고시에서 확인하세요.
- 고용보험·산재보험 — 보수 총액에 요율을 곱하는 구조로, 보험료 자체에는 별도 상한이 없습니다. 다만 실업급여를 받을 때의 지급액에는 상·하한이 적용됩니다.
연령·근무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
모두가 4가지를 다 내는 것은 아닙니다. 몇 가지 예외를 알아두면 명세서를 읽기 쉬워집니다.
- 만 60세 이상 — 국민연금 사업장가입 대상은 60세 미만입니다. 60세가 되면 보험료 납부가 끝나고, 가입기간을 더 늘리고 싶으면 임의계속가입을 신청할 수 있어요.
- 65세 이후 새로 취업한 경우 — 고용보험 중 실업급여 보험료를 징수하지 않습니다. 단, 65세 전부터 같은 사업장에서 피보험자격을 유지한 채 계속 고용된 경우는 계속 적용 대상이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 원칙적으로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생업 목적 3개월 이상 근로 등 예외 있음). 산재보험은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 프리랜서·사업소득자(3.3% 공제) — 4대보험이 아니라 사업소득 원천징수 방식입니다. 건강보험·국민연금을 지역가입자로 따로 내야 하죠. 계산 방식은 프리랜서 3.3% 계산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 · 놓치는 부분
- 4월 건강보험 정산을 모르는 것 — 건강보험료는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부과한 뒤 실제 보수와 비교해 정산합니다. 연봉이 오른 다음 해에는 정산 추가분이 한 번에 빠져나가 그달 실수령이 크게 줄어드는 일이 흔합니다. 놀라지 말고 정산 내역을 확인하세요.
- 비과세 항목을 반영하지 않고 검산하는 것 — 보험료는 '과세대상 보수' 기준입니다. 식대처럼 비과세로 처리된 금액에는 보험료가 붙지 않으니, 총 지급액에 요율을 곱하면 실제보다 크게 나옵니다.
- 퇴사 후 건강보험 공백 — 직장가입자 자격을 잃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보험료가 오히려 오를 수 있습니다. 퇴직 전 직장 보험료 수준을 일정 기간 유지하는 임의계속가입 제도가 있으니 신청 기한을 놓치지 마세요.
- 회사가 가입 신고를 안 한 경우 — 4대보험은 의무가입입니다. "보험료 부담이 크니 신고하지 말자"는 제안은 근로자에게 손해로 돌아옵니다. 실업급여·산재 보상·연금 가입기간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죠. 4대사회보험 정보연계센터에서 내 가입 이력을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 4대보험을 '세금'으로 오해하는 것 — 사회보험료는 세금이 아니라 급여를 받는 조건의 일부입니다. 게다가 납부한 국민연금·건강보험료는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 대상이라 세금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체크리스트
- 급여명세서에서 과세 보수와 비과세 보수를 구분해 확인한다.
- 국민연금이 "과세 보수 × 4.75%"와 일치하는지, 상한 659만원에 걸리는지 본다.
- 건강보험이 "과세 보수 × 3.595%"인지 확인한다.
- 장기요양이 "건강보험료 × 13.14%"인지 대조한다.
- 고용보험이 "과세 보수 × 0.9%"인지 확인한다.
- 4대보험 계산기에 월 보수를 넣어 항목별 금액과 사업주 부담까지 비교해본다.
- 차이가 반복되면 회사 담당자에게 보수월액 신고 금액을 확인 요청한다.
2026년에 무엇이 달라졌고 실수령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더 보고 싶다면 2026년 연봉 실수령액, 무엇이 달라졌나를 이어서 읽어보세요.